컨텐츠상세보기

뭍에 사는 고래 (커버이미지)
알라딘
뭍에 사는 고래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해수 (지은이) 
  • 출판사글팜 
  • 출판일2023-02-15 
보유 1, 대출 0, 예약 0, 누적대출 5, 누적예약 0

책소개

숨구멍이 막힌 채 태어난 기형 고래,
남들은 잘만 살아가는 매일이 나는 왜 이다지도 힘든가


해수 성장 에세이. 누구나 어느 순간 성장통을 겪는다. 짐승도 성체가 되면 자연스럽게 무리로부터 독립한다. 그것이 나에게 이런 형태로 닥쳤을 뿐.
열 살, 처음으로 엄마에게 맞았다. 열세 살, 자살 시도를 했다. 스무 살, 증오를 내 힘으로 삼고 분노를 원동력으로 나아가기로, 부모도 모르는 개새끼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나 가끔 쏟아지는 타인의 따뜻한 애정에 흐물흐물 녹아버리곤 하는 나는 복수의 화신이 되기엔 자격 미달이인 게 아닐까.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던 매일, 언젠가 멀어질 게 두려워 혼자 먼저 접었던 관계들. 나는 이제 이 악순환의 굴레에서 스스로 빠져나오기로 마음먹는다. 다정함에 진다고도, 증오는 나의 힘이라고도 더는 생각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우리 이걸로 목을 조르자.”
“좋아.”
“먼저 죽어도 도망치지 말고 따라 죽는 거다?”
“그래!”
그러면 내가 먼저 죽을게, 하고 벨트를 엇갈리게 교차해 나의 목을 졸랐다. 훅, 훅. 숨이 죽죽 막혀왔다. 벨트의 쇠 부분이 짓누른 울대가 아팠다.
“정말로, 나 먼저 가면 따라와야 해.”
“응, 정말로.”
― 책 속에서

짐승도 언젠가는 본 가족으로부터 분리되어 홀로 살아간다.
내 분리는 낙오일까, 독립일까?

해수 성장 에세이
『뭍에 사는 고래』

저자소개

부유하는 먼지를 볼 때면 ‘저는 애초부터 불량품이었던 것 같아요’ 하며 선생님 앞에서 펑펑 울었고, 바람에 일렁이는 나무 내음을 맡다가도 사랑하는 사람들과 고양이들 곁을 생각하면 살고 싶어지던 나날들을 여태까지 잘 부여잡고 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좋아하는 것에 대한 열정은 식어가고 싫어하는 것만 잔뜩 생기는 데다 심지어 미움의 이유는 구체적이기까지 합니다. 그래도 조금 더 생을 붙들고 싶어 글을 씁니다. 녹슨 해방구인 글을 사랑하게 되어서인지 어찌저찌 잘 살아있습니다.

목차

뭍에 사는 고래 · 9

한줄 서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