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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구글에 돈을 벌어주기만 할까 - 옛날 경제학이 인공지능에서 찾아낸 기본소득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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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구글에 돈을 벌어주기만 할까 - 옛날 경제학이 인공지능에서 찾아낸 기본소득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안현효 
  • 출판사다돌책방 
  • 출판일2023-02-09 
보유 1, 대출 0, 예약 0, 누적대출 2, 누적예약 0

책소개

일자리 자체가 줄어들고 있는데, 복지제도로 다 커버할 수 있는 것일까?
기본소득에 공감하는 사람은 많은데, 왜 시작을 못하는 것일까?
인공지능이 등장하면 자본주의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왜 경제학은 이런 질문들에 대해 시원한 해답을 주지 못하는 것일까?

고민은 기본소득에서 시작했다. 세금의 일부 혹은 전부를 시민들에게 현금으로 나누어주는 기본소득에 대한 관심이 높다. 기본소득은 복지제도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효율과 낭비를 줄일 수 있다. 양극화가 심해지는 가운데 시민들이 시장에서 직접 돈을 쓸 수 있게 만들어 경기도 살릴 수 있다. 아직은 아이디어다.
아프리카의 나미비아와 인도와 같이 국민소득이 낮은 나라들은,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주민들에게 기본소득 아이디어를 정책적으로 실험했고 성공했다. 복지제도가 잘 갖추어져 있는 네덜란드, 핀란드, 캐나다 같은 국가들은 기본소득 정책의 시행을 검토하고 있으며, 2016년 6월 스위스에서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기본소득의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도 진행되었다. 그러나 실험에서 성공한 국가, 이미 강력한 복지제도를 실시하고 있는 능력(?) 있는 국가 모두 본격적으로 기본소득에 나서고 있지 않다. 스위스의 국민투표도 부결되었다. ‘돈’과 ‘도덕’, 두 가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기본소득 논의의 마지막에는, ‘정부에서 공짜로 돈을 나누어주면, 누가 일을 할 것이냐’는 질문이 등장한다. 그리고 논의가 마무리된다. 기본소득 정책의 완성도, 성공적인 실험, 강력한 복지제도를 운영했던 자신감도, 이 질문 앞에서 무너진다.

‘옛날 경제학’에서 ‘요즘 경제에 대한 해법’을 찾는 경제학자의 이야기

안현효는 경제학자다. 좀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정치경제학자다. 정치경제학은 돈과 도덕의 문제를 모두 다룬다. 정치경제학의 아버지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을 썼지만 <도덕감정론>도 집필했다. 안현효는 기본소득에 대한 마지막 질문, ‘정부에서 공짜로 돈을 나누어주면, 누가 일을 할 것이냐’는 돈과 도덕의 문제에 정치경제학 방법론으로 접근한다. 그 돈이 정말 공짜인지를 검증하고, 일이라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마련한다.
현대의 복지국가는, 자본주의가 좀더 잘 굴러가기 위해 설계되었다. 복지국가는 실업급여제도를 실시하고, 양질의 보육/교육/의료 서비스를 저렴하게 혹은 무상으로 제공한다. 덕분에 실업자와 그 가족들이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이는 기업의 생산이 멈추는 일을 막아 시장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실업자는 정부의 도움으로 서둘러 다른 일자리를 구하면 다시 시장에 참여해서 생산과 소비를 이어간다. 그런데 이 논리의 전제는 ‘일자리가 계속 늘어날 것이다’이다.
문제는 전제가 무너지고 있다는 점이다. 일자리는 줄어들고, 그나마 남아 있는 것도 비정규직이다. 한 번 실업자가 되면 다시 노동자가 되기 힘드니, 새롭게 노동자가 되려는 청년들은 일자리 구경조차 힘들다. 한국의 복지제도가 잘 갖추어진 것은 아니지만, 복지제도만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복지 자본주의의 탄생과 소멸, 인공지능과 기본소득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자본주의

안현효는 국가와 시장, 자본가와 노동자가 타협을 이루었던 지금의 복지 자본주의 모델이 한계에 도달했다고 분석한다. 그리고 한계 지점에서 나타난 증상이 바로 일자리 감소와 비정규직 증가, 지식정보 경제의 막대한 수익률, 이에 따른 양극화라고 진단한다. 우리는 그동안 원인에 주목하지 못하고, 개별적인 증상만을 놓고 처방을 내리려 했다는 것이다.
그는 고전 정치경제학의 차액지대론을 바탕으로, 지식정보기업들 수익의 원천을 찾아내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형태의 지대를 찾아낸다. 대중들의 광범위한 참여로 만들어지는 지식과 정보가 상품으로 팔려나가면서 막대한 수익을 일으키고, 이 상품들은 높은 효율성을 바탕으로 기존의 일자리를 줄여나간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식과 정보의 생산에 참여했지만 일자리를 잃어버린 대중에게 수익의 일부를 돌려줄 수 있지 않을까? 이는 전기자동차와 상업용 우주선 개발로 유명한 미국의 앨런 머스크가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언급했던,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기본소득을 줄 수 있다는 발언과 같은 맥락을 이룬다.
안현효는 현대 주류경제학의 복잡한 수식이나 그래프,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기본소득의 재원을 찾아가지 않는다. 자본주의의 역사를 훑으면서, 끊임없이 모습을 바꾸어가는 자본주의의 속성을 밝힌다. 더불어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등 지식정보 기업들의 수익 구조를 분석하며, 이 가운데 일부가 어떻게 기본소득의 재원으로 사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론과 현실화될 수 있는 가능성 검토까지를 진행한다. 이 과정을 따라가다보면, 독자들은 자본주의에 대한 쉽고 직관적인 이해까지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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