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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팔기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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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팔기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나쓰메 소세키 (지은이), 서은혜 (옮긴이) 
  • 출판사을유문화사 
  • 출판일2021-02-25 
보유 1, 대출 0, 예약 0, 누적대출 6, 누적예약 0

책소개

나쓰메 소세키의 마지막 완성작이자
유일무이한 자전적 소설

“그만큼 다양한 장르와 문체를 선보인 작가는
일본은 물론 외국에도 없을 것이다.”
가라타니 고진(문학평론가)

일본의 국민 작가로 불리는
나쓰메 소세키의 유일한 자전적 소설


나쓰메 소세키가 타계하기 1년 전인 1915년에 발표한 『한눈팔기』는 그의 마지막 완성작이자 유일무이한 자전적 소설이다. 근대 일본인의 정식적 좌표 설정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 나쓰메 소세키는 이 작품을 통해 돈의 논리에 휘둘리는 인간관계의 민낯을 담담한 어조로 냉철하게 서술하고 있다. 근대 자본주의 이후 사람들은 거의 모든 것을 돈으로 살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사랑과 우정, 가족애 같은 인간관계는 돈과 무관하다고 믿고 싶어 한다. 그러나 작가는 어린 시절의 입양과 파양으로 인간관계는 때로 돈으로 거래될 수 있다는 것을 일찌감치 체험한 바 있다. 금전 관계에 포박되어 버린 인간관계와 그에 따른 온갖 말썽, 그것의 수습이 주인공에게 고역인 것은 일상의 경제 활동과 동떨어진, 어쩌면 거의 대척점에 있는 ‘위대함’에 대한 지향 때문이다. 작품 속에는 이런 주인공의 내적 갈등이 생생히 묘사되고 있다.
『한눈팔기』는 소세키의 또 다른 대표작인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와 여러모로 비교될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두 작품 모두 같은 시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분위기는 정반대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가 명랑하고 풍자적인 느낌이라면 『한눈팔기』는 진지하고 다소 차분한 분위기다. 또한 종전 작품이 고양이의 시각이라는 한계에 갇혀 인간관계를 다소 피상적으로 그릴 수밖에 없었던 반면, 이 소설은 보다 본격적으로 내밀하고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이 작품의 또 다른 특징은 사소설이자 자연주의 소설의 두 가지 측면을 모두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당시 일본 문단은 사소설이라 불리는 장르가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사소설은 관찰을 통해 객관적인 묘사를 중요하게 여기는 서구의 자연주의와 달리, 사실 그대로를 숨김없이 드러내야 한다는 폭로성이 우선시되었다. 그러다 보니 일본의 사소설 작품에는 사생활의 적나라한 묘사도 자주 등장했다. 소세키는 이러한 풍조로부터 늘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었다. 다만 『한눈팔기』만큼은 다소 예외적이라 할 수 있는데, 기존에 저자가 발표했던 작품들과는 다르게 특별한 플롯이 존재하지 않으면서도 사소설적인 개인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주인공은 물론 주위 사람에 관한 냉정하고 객관적인 묘사, 모든 인물과 균등하게 거리를 유지하는 작가의 시선은 ‘나’를 유일한 시점으로 설정하는 사소설과는 다른 점을 보여 준다. 이런 면에서 『한눈팔기』는 나쓰메 소세키의 문학 세계에서 여러모로 독보적이면서도 독특한 위치를 차지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개화기 새로운 인간 군상을
사실적으로 그려 낸 수작


나쓰메 소세키가 일본 근대 문학의 아버지이자 국민 작가로 불리는 이유는 그가 이룬 예술적 성취와 더불어 근대 일본인이 전통적 삶과의 단절과 불화를 통해 겪었던 사회적, 정신적 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 때문이다. 그는 일본의 토착 문명과 서구 외래 문명 사이의 좁혀질 수 없는 거리를 인식하고 거기에서 일어나는 갈등과 알력 속에서 어떤 삶의 방식을 정립해야 할 것인가를 고민했다. 그 결과 자기의 본질에 맞춰 개성을 발휘하는 것만이 행복을 약속한다는 ‘자기 본위’를 주장하게 된다. 이는 내가 갈 길을 가고, 남이 갈 길을 막지 않는다는 타자 존중을 전제로 하고 있다. 이러한 그의 철학에 비춰 볼 때, 『한눈팔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주인공의 자기 본위를 거스르거나 억압하는 존재들이다. 이미 파양으로 인해 주인공과 아무런 사이도 아니면서 몇 번이나 찾아와 돈을 요구하는 양부나 사업에 실패한 이후 은행의 보증을 부탁하는 장인에 이르기까지 주인공의 주변 인물들은 하나같이 타자 존중이라는 개념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이다. 주인공과 가장 가까운 관계라 할 수 있는 아내도 마찬가지다. 아내는 남편을 돈벌이가 시원찮은 괴짜 정도로만 취급하고 그의 인생관을 깊이 있게 알려 들지 않는다. 다만 남편인 주인공 역시 아내를 제대로 존중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부재하기에 소설 내에서 저자가 말하는 자기 본위의 행복을 찾는 방법은 요원해 보인다.
이러한 상황을 더욱 비극적으로 만드는 요소는 끊기 어려운 인간관계다. 작품 말미에 주인공이 세상에 정리되는 일이란 좀처럼 없다며 넋두리처럼 내뱉는 대사는 이러한 억압적이고 폭력적이라 할 수 있는 인간관계의 단면을 극명하게 보여 준다. 존중받지 못하고 자기 본위의 생활이 불가능함에도 원인이 되는 인간관계는 유지될 뿐만 아니라 오히려 더 존중하도록 사회나 관습이 요구하기 때문이다. 과거 전통 사회였다면 주인공은 개인의 인식보다는 공동체의 규범에 그저 따라가며 갈등을 겪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개화기에 들어서 개인이란 관념에 눈을 뜨고 자신 위주로 세상을 보는 근대인들이 늘어나면서 전통적인 인간관계는 부조리하고 모순적인 체계가 되고 말았다. 『한눈팔기』는 이처럼 변화한 사회와 인간관계의 부조화를 깊이 있게 다루고 있는 근대 문학의 걸작 가운데 하나다.

저자소개

1867년 도쿄에서 유복한 집안의 5남 3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본명은 긴노스케(金之助). 어려서부터 한문학에 깊은 관심을 보였으나 문명 개화 시대에 영어의 중요성을 깨닫고 1893년 도쿄 제국 대학 영문과에 진학했다. 졸업 후 도쿄 고등 사범 학교, 제5고등학교 등에서 교사로 일하던 중 폐결핵 초기 진단을 받았다. 1900년 영국 유학길에 올라 셰익스피어 연구가인 윌리엄 크레이그 밑에서 수학했지만, 유학비 부족과 고독감, 영문학에 대한 위화감 등으로 신경 쇠약에 시달렸다. 1903년 귀국해 제1고등학교, 도쿄 제국 대학의 강사로 활동하다 1905년 데뷔작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로 호평을 받으면서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후속작으로 『도련님』, 『풀베개』 등을 잇달아 발표하며 인기 작가로 자리 잡았으며, 1907년 교직을 그만두고 『아사히 신문』에 입사하여 이후 『산시로』, 『그 후』, 『마음』 등 주요 작품들이 모두 동 신문에 연재되었다. 1916년 지병인 위궤양이 악화되어 49세에 사망했다.
소세키는 소설뿐 아니라 한시, 하이쿠, 수필 등 여러 장르에 걸쳐 작품을 남겼으며, 모리 오가이와 더불어 메이지 시대의 대문호로 손꼽히면서 근현대 일본 작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1984년부터 2004년까지 1천 엔권 지폐에 그의 초상이 사용되었을 정도로 일본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작가이다.

목차

한눈팔기



해설-나쓰메 소세키와 그의 자전적 소설 『한눈팔기』

판본 소개

나쓰메 소세키 연보

한줄 서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