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상세보기

가짜/중도 - 한없이 나약하고 터무니없이 가벼운 중도정치의 민낯 (커버이미지)
알라딘
가짜/중도 - 한없이 나약하고 터무니없이 가벼운 중도정치의 민낯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알랭 드노 (지은이), 클레망 드 골작 (그림), 권희선 (옮긴이) 
  • 출판사인문결출판사 
  • 출판일2018-11-26 
보유 1, 대출 0, 예약 0, 누적대출 1, 누적예약 0

책소개

“좌파이긴 하지만……”
‘극중주의’라는 이름의 가짜 중도


극중주의 개념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가? 극중주의를 개념으로 볼 수 있을까? 극중주의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극중주의는 중용, 실용, 탈이데올로기라는 명목으로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좌-우의 대립을 지양하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사회의 구조적, 근본적 문제는 제쳐 두고 절차의 문제에만 집착할 뿐이라고 알랭 드노는 말한다. 현재 캐나다 몬트리올대학 교수로 재직 중인 철학자 알랭 드노는 이 책을 통해 극중주의 정치와 정치인들에 대해 통렬한 비판을 가한다.
그가 보는 극중주의는 정치를 통치로, 민주주의를 관리의 차원으로 추락시키는 주범이다. 또한 언제나 양 극단보다는 애매한 중간에 자리 잡고 원만함을 추구하는 척하며 비판 정신은 던져 버리고 민간 기업 윤리가 지배하는 자유주의 시스템의 경기 규칙을 충실히 따르도록 강요한다. 극중주의를 표방하는 자들은 좌-우의 중간에 위치함으로써 균형적이며 실용적이고, 이성적, 합리적이고자 하지만 그들이 제안하는 방법은 순전히 자의적이고 터무니없을 뿐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중도임을 과시하며 그들이 제시하는 것들은 해결이 극도로 어려운 문젯거리, 파괴적이고 편파적인 자본주의적 프로그램일 뿐입니다. 그들이 말하는 개인주의는 순응주의이며 이데올로기적 의도가 숨어 있는 개념이에요. 개인이라는 단어에서 우리가 느끼는 것은 무기력함, 고립, 의존, 분자화된 인간일 뿐입니다. 하지만 역사적 진전은 개인이 아닌 사회적 집단으로서의 존재가 이루어 낸 것입니다. 우리는 폐쇄적, 민족적, 국가적, 계층적 존재로서가 아니라 사회적 존재로서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_2016. 11, 《주르날 메트로Journal Métro》와의 저자 인터뷰 중에서

극좌에서 극우까지 정치적 스펙트럼에 관한 놀랍도록 타당한 분석이 돋보이는 짧고 명쾌한 책

꽤 오래 전부터 유럽에는 ‘나는 좌파이긴 하지만……’이라고 말하는 공산주의자, 사회주의자, 사회 민주당원들이 적지 않았다. 자신이 좌파이긴 하지만 스탈린주의자는 아니라고 강변한다. 그들은 공권력의 거대 관료화에 반대하며 대대적 국유화에도 찬성하지 않는다. 기업의 법인세를 ‘강화’할 필요는 있지만 지나친 인상에는 반대한다고 말한다. 주당 근무 시간 단축에는 더더욱 반대한다. 뿐만 아니라 ‘위험한 부류’로 분류되거나 ‘어딘가 약간 이질적인’ 사람들을 포용하려 하지 않는다. 이제 여기에서 우리가 하려는 것은 정치인들이 겉으로 내세우는 정책의 ‘좌파적 가치’와 그들이 실제 추구하는 정책 사이에 얼마나 큰 괴리가 존재하는지 그 간극을 살펴봄으로써 정치인들의 정치 활동에 제대로 된 평가를 내리는 일이다.
앙드레 지드처럼 ‘나는 좌파이긴 하지만……’이라고 말함으로써 그들은 좌파의 알맹이를 내던지고 그 이념과 반대되는 정책을 쏟아 내는 결과를 낳았을 뿐이다. 소위 좌파적이라는 이들 정책은 스스로 내건 기치와는 반대로 내용상 모든 면에서 ‘자유주의적liberal’이거나 심지어 ‘급진적 자유주의ultraliberal’를 옹호함으로써 종국에는 좌파적 가치의 의미마저 손상시키고 말았다.
_본문 중에서

알랭 드노에 따르면 극중주의는 정치적 토론과 표결에 대한 거부이며 신자유주의를 숙명처럼 떠받드는 강자의 논리를 위해 이성적 사고를 포기하는 것이다. 권력자들은 교수, 전문가, 홍보맨들을 포섭하여 자신들의 시시한 논리를 그럴듯하게 포장하고, 그 논리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을 “극단주의자”라 부르며 그들이 내세우는 근본 가치인 공정성, 절제, 복지, 사회연대 같은 개념을 시대에 뒤쳐지고 낡아 빠진 사상이라고 몰아붙인다. 알랭 드노는 자유주의가 현대 사회에 실현 가능한 유일한 정치 철학이라도 되는 듯 행동하는 정치판에서 자유주의적 좌파들은 모두를 위한 사회정의 구현 대신 성별, 성적 취향 등 다양한 정체성과 개인주의를 떠받드는 데 머물러 있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베다르 교수 같은 부류의 ‘보수’들은 역사의 한 순간을 마치 보존해야 할 지식이 되어 버린 단절된 순간으로 기록하고 묘사한다. 따라서 역사는 그들이 자의적으로 규정하고 옳다고 생각한 형태로 굳어져 버리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과거가 굳어진 형태대로 머물지 않고 언젠가는 반동을 일으켜 우리에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 프랑스 혁명은 그 궤도를 이탈함으로써 아직 본연의 과업을 완수하지 못했다. 공화국은 세련되게 다듬어진 개념이 아니다. 역사의 재도약을 통해 쟁취해야 할 권리와 완수해야 할 체계가 여전히 남아 있다. ‘보존’은 생각을 표현하기에 가장 손쉬운 방법에 불과하다.
_본문 중에서

그는 또한 권력자의 편에 서서 현실 왜곡에 앞장서는 언론 매체에 대해 날선 비판을 가하며, “중산층 스스로 자신은 그저 약간의 경제적 여유가 있는 프롤레타리아라는 사실과 자기의 삶을 결정할 경제, 사회적 변수에 자신이 어떠한 통제권도 없음을 망각하도록 세뇌시키는 역할을 바로 미디어가 담당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극중주의라는 가짜 중도 개념은 이미 개인의 자유라는 단어를 버리고 그 자리에 시장독재 시스템을 채워 넣는 데 이용되고 있다고 말하는 저자는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선거에서 프랑스 대선에 이르는 선거 캠페인의 유치함, 나약하고 소심한 노조, 미디어 매체에 하나하나 조종당하는 기만적 선거 절차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다.

저자소개

1970년 캐나다 퀘벡에서 태어난 알랭 드노는 파리 8대학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고 철학자이자 작가로서 활동하고 있다. 몬트리올대학의 교수이기도 한 그는 국제 금융, 금융 글로벌화 등과 관련한 여러 권의 저서를 발표하며 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으며, 아프리카 대륙에서 자행된 캐나다 광산 업체의 부조리한 활동을 고발한 『검은 캐나다Noir Cananda』를 발표한 후 관련 회사가 제기한 소송에 휘말리기도 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분노이며 바로 이 분노에서 사상이 시작된다”고 말한 바 있는 그는 바로 그 분노를 담아 쓴 이 책에서 “극중주의는 중용, 실용, 탈이데올로기라는 명목으로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좌-우의 대립을 지양하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사회의 구조적, 근본적 문제는 제쳐 두고 절차의 문제에만 집착할 뿐”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최근 저서로 『조세 천국Paradis Fiscaux』(2014), 『메디오크라시Mediocatie』(2015) 등이 있다.

목차

1. ‘좌파이긴 하지만……’

2. 모범주의 투쟁

3. 자유? 자유주의?

4. ‘모두 엿 먹어라!’

5. 그리고 결국, 어떤 연대도 해체되고 만다

6. ‘우파이긴 하지만……’

7. 신념을 아껴 두는 법

8. 별 볼일 없는 사람

9. 평범한 중산층 독자가 알지 못하는 것

10. 그들이 차지하고 있는 세상

11. ‘보수주의자이긴 하지만……’

12. ‘바보가 되시오!’

13. 좌? 우?

14. 경계 좌파

15. ‘극우’라는 환상

16. ‘솔직하라’

17. 다시 폭압의 구덩이로

18. 정치가 존재하는 이유

19. 음모론자들

20. 분노와 암흑의 세계

21. 메디오크라시

22. 어리석음

23. 그럼에도 불구하고

24. 내가 뭘 할 수 있겠느냐고?



해설_ 중도,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

한줄 서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