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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콜리 평원의 혈투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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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콜리 평원의 혈투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이영수(듀나) 지음 
  • 출판사자음과모음(이룸) 
  • 출판일2011-01-19 
보유 1, 대출 0, 예약 0, 누적대출 1, 누적예약 0

책소개

듀나, 상상력의 끝은 어디인가?!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그곳에 우리와 닮은 누군가가 있다
“다른 세계”에서 만나는 우리의 “미친 현실”


“책을 펼치는 순간, 당신이 어디에 있든 바로 거기에서 다른 세계로 가는 틈새가 열리고, 그렇게 휩쓸려 들어간 다른 세계에서 뜻밖에도 당신은 여러 겹으로 기묘하게 겹쳐 보이는 낯익은 세계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한층 더 진화된 듀나, 경계를 넘어서는 모험!!
영화, 소설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발한 활동을 보이는 작가 듀나. 장르소설 독자들에게 듀나는 남다른 상징성이 있다. 한국에도 이만한 장르소설 작가가 있다는 한 가닥 자존심, 혹은 유니크한 자기 세계를 지닌 보기 드문 장르소설가. 그가 2007년 <용의 이> 이후 첫 단편집으로 찾아왔다.
이 소설집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는 듀나가 그동안 발표해온 단편에서부터 아직 미발표된 작품까지, 아주 짧은 단편에서부터 조금 긴 중편까지 골고루 선정한 13편의 소설 작품을 싣고 있다. 표제작으로 선정한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나 '안개 바다'와 같이 최근 그가 구상하고 있는 우주 배경의 ‘링커바이러스’를 소재로 한 거대 이야기부터, 그동안 발표해온 듀나의 호러, 판타지적인 이야기까지 다양하게 담고 있다. 이 책은 듀나의 오랜 작품경향에서부터 현재 그가 만들어내는 문학적 세계들까지를 한 번에 볼 수 있는 책이 될 것이다.

듀나가 열어 보이는 세계들, ‘다른 세계’에 투영된 ‘미친 현실’
듀나의 소설은 단순한 공상과학(SF를 번역하면 공상과학이 된다) 소설이 아니다. 듀나가 열어 보이는 이질적이고 환상적인 ‘다른 세계’에서는 항상 우리의 문제들과 마주치게 된다. 인터넷 채팅을 소재로 한 'A, B, C, D, E & F'에서 A와 B가 만든 가상 인물들은 점차 막강한 실제성을 지니게 된다. 결국에는 자기 자신이 만들어낸 인물끼리 커플이 되고 마는 아이러니한 상황까지 이른다. 그 속에서 실재와 가상을 구분하는 일이 중요하지 않게 된 상황과 무한한 소통을 기대하지만 쉽게 나르시시즘에 빠지는 사이버 공간의 실상이 떠오르게 한다. '죽음과 세금'에 축조된 사회에서도 지구의 모든 인구가 ‘불사신’이 된 상황에서 공정한 살인 임무를 수행하는 불사자들의 비밀 집단이 있다는 설정은 장르적인 상상력을 넘어서 우리 사회가 지금 당면한 노인인구 증가에 따른 정부의 부담과 과중한 세금 문제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의 배경이 되는 외계 행성도 마찬가지이다. 군대 가기 싫어서 달아난 청수, 외계인에게 복음을 전파하러 간 선교사역단, 탈북인에 대한 적개심 등 우리 사회의 일면을 그대로 옮겨놓은 곳이다.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는 SF 장르에 잠재된 정치성이 어떤 식으로 발현될 수 있는지, 혹은 한국 SF의 정치성이 어디까지 나아가 있는지 인상적으로 예시하는 소설이 될 것이다.

링커 바이러스, 그 어떤 시스템보다 거대하고 강력한 생태계의 이미지
이 소설집에서 눈길을 끄는 또 하나는 ‘시스템’ 이미지다. '호텔', '소유권' 등에서 보이는 막강한 시스템은 매트릭스적 신경망과 편집증적 감시체계를 넘어 자본주의 시스템의 상징으로까지 생각해볼 수 있다. 듀나는 오늘날 문학이 그려내는 데 점점 더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을 SF적 상상력을 통해 인상적으로 서사화하고 있다.
그동안의 듀나의 소설에서는 이런 시스템의 이미지에 비관적인 분위기가 드리워져 있었다. 그러나 '정원사'에서 나타나는 ‘거대한 지렁이들’의 이미지는 자본주의 시스템을 무너뜨릴 것 같은 살아 있는 생태계의 이미지로 그려져 있다. 또 다른 작품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와 '안개바다'에 등장하는 링커들의 광대한 네트워크에서도 그런 이미지들을 느낄 수 있다. 브로콜리 행성에서의 끔찍한 혈투가 끝난 ‘다음 세계’에서는 지난 시대의 역겨운 기억들은 모두 지워져버리는 것이다. 그 ‘다음 세상’의 이미지는 지금의 문제적 현실도 언젠간 종결되고 지나갈 것이라는 바람이 담긴 건 아닐까?
이 소설집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를 통해 이제는 장르소설의 울타리를 넘어 듀나의 소설 그 자체를 개성 있고 매력적인 문학작품으로 읽을 때가 왔음을 보여준다. 장르문학과 주류문학의 경계가 급속히 해체되는 문학적 흐름 속에서 듀나는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며 현실문제를 빨아들이는 유연한 상상력으로 장르소설 자체에 내재한 문학적인 에너지를 확인시켜주고 있다.


해설
박진
고려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현대소설을 전공했다. 1998년부터 문학평론을 쓰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2000년대 소설의 징후와 지형도를 파악하는 평문들을 발표하고 있다. 대표 평론으로 '달아나는 텍스트들', '익명의 글쓰기' 등이 있다. 지은 책으로는 《문학의 새로운 이해: 문학의 이동과 움직이는 좌표들》(공저, 2004), 《서사학과 텍스트 이론: 토도로프에서 데리다까지》(2005), 《장르와 탈장르의 네트워크들》(2007)이 있다. 2011년 현재 숭실대 베어드학부대학 교수로 있다.

저자소개

영화평론을 쓰는 한국의 SF 작가. 1992년부터 글을 쓰며, 각종 매체에 대중문화 비평과 소설을 발표하고 있다. 공저를 포함해 약 40권의 책을 냈으며, 영화 <무서운 이야기2>의 각본에 참여하기도 했다. 최근 발표한 「구부전」이 미국에 출간될 예정이다.

대표작으로 소설 「민트의 세계」, 「태평양 횡단 특급」, 「두 번째 유모」, 에세이 「스크린 앞에서 투덜대기」, 「장르 세계를 떠도는 듀나의 탐사기」, 「가능한 꿈의 공간들」 등이 있다.

목차

1. 동전 마술/ 2. 물음표를 머리에 인 남자/ 3. 메리 고 라운드/ 4. A, B, C, D, E & F
5. 호텔/ 6. 죽음과 세금/ 7. 소유권/ 8.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 9. 여우골
10. 정원사/ 11. 성녀, 걷다/ 12. 안개 바다/ 13. 디북
작가의 말/ 해설 '장르문학의 정치성은 어떻게 진화하는가?'(문학평론가 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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